보슬비 대신 햇살이 가득한 봄날, 초록빛 설렘을 품고 경북 영주로 향했어요. 부석사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반겨준 건 ‘부석사, 영원한 지금’이라는 아치형 조형물과 시원하게 솟구치는 분수! 물보라 사이로 살포시 내려앉은 무지개가 얼마나 예쁜지, 첫 컷부터 마음을 뺏겼답니다.
발걸음을 옮겨 울창한 솔숲을 따라 걷다 보면, 다홍·연두·보랏빛 꽃들이 어깨를 맞댄 폭포가 모습을 드러내요. 물줄기가 바위를 타고 흐르다가 연못으로 포옥 떨어질 때, 잔잔한 물안개가 일으키는 작은 숲 속 스파 같달까요? 싱그러운 솔향까지 더해져 금세 도심의 피로가 씻겨 내려가는 느낌이었어요.
나무문패에 새겨진 설명판을 살짝 읽어보니, 부석사는 통일신라 문무왕 16년(676)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화엄종의 수사찰이라고 해요. ‘뜬 돌(浮石)’ 전설만큼이나 오랜 세월을 견디며, 화엄 사상을 꽃피운 역사의 터전이었죠. 2018년에는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어 우리 문화유산의 격을 한층 높여 주었답니다.
화려한 단청으로 치장한 천왕문을 지나면, 나무 사이로 부드럽게 이어지는 돌길 산책이 시작돼요. 하늘을 뒤덮은 은행나무 새잎이 햇살을 통과시키며 길 위에 연두색 레이스를 드리우는데, 그 풍경만으로도 이미 마음은 힐링 완료!
가파른 계단 끝, 부석사의 상징 무량수전이 당당히 자리하고 있어요. 국보 제18호인 이 전각은 다포양식 목조 건물 중 가장 오래된 것이래요. 계단 아래 흐드러진 철쭉과 어우러져, 검박한 기와와 고풍스러운 목재가 더욱 돋보였어요. 살포시 시선을 들어 처마 끝을 바라보면, 우아하게 올라간 곡선이 푸른 하늘을 배경 삼아 그 자체로 한 폭의 수묵화를 완성합니다.
무량수전 종루에는 물고기 모양의 목어와 북이 나란히 걸려 있어요. 입을 크게 벌린 채 금방이라도 물속을 헤엄칠 듯 생동감 넘치는 목어! 조용히 보고만 있어도 바다의 파도소리가 다가오는 듯, 고요한 산사에 해학과 활력을 더해 줍니다.
전각 뒤편으로 살짝 걸음을 옮기면, 탁 트인 전망대가 나타나요. 고즈넉한 기와지붕들 사이로 멀리 소백산맥 능선이 겹겹이 펼쳐지는데, 층층이 흐르는 청록의 파도 위로 부드러운 오후 햇살이 내려앉아 한 폭의 수채화를 선사했답니다.
여행 TMI
- 주소 : 경상북도 영주시 부석면 부석사로 345
- 교통 : 영주역·영주고속버스터미널 → 시내버스 55·55-1 탑승(약 40분) → 부석사 종점 하차 후 도보 10분. 자차 이용 시 부석사 주차장(유료) 이용 가능해요.
- 관람 : 입장료 2,000원(성인) / 일몰 전까지 개방, 사찰 예절을 지켜 조용히 관람해 주세요.
소소 꿀팁
- 폭포 분수는 오전 10시경부터 가동되니, 무지개를 담고 싶다면 오전 방문 추천!
- 무량수전 앞마당 철쭉은 4월 말~5월 초 절정. 분홍 카펫 위 설렘 가득한 사진을 남겨보세요.
- 부석사 서점에서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엽서를 구매해, 여행 메모를 남겨보는 것도 낭만 포인트!
부석사는 화려함보다 잔잔함으로 마음을 채워 주는 곳이었어요. 천년이 넘는 시간과 계절이 켜켜이 쌓여,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영원한 지금’을 선물하는 산사. 초록빛 바람이 볼을 스치며 귓가에 속삭이듯 말했어요. “또 오세요, 언제든 괜찮아요.”
오늘도 작고 고운 기도를 마음속에 내려두고, 부석사가 들려준 오래된 숨결을 가슴 가득 품고 돌아왔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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