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햇살은 언제나 따뜻하다. 특히 이른 아침, 남양주 팔당역에서 시작하는 다산길을 걷다 보면 그 따뜻함은 어느새 마음까지 스며든다. 오늘은 오랜만에 시간을 내어 혼자, 아무런 목적 없이 그저 걷기 위해 이 길을 찾았다. 사람 없는 시간대에 느릿하게 시작된 산책은 마치 도시의 소음을 벗어난 고요한 명상 같았다.
푸르른 터널을 지나며
길의 시작은 나무가 우거진 숲길이었다. 차도를 따라 조성된 이 산책길은 양옆으로 초록빛 나뭇잎이 장막처럼 드리워져 있고, 아침 햇살은 그 사이로 부드럽게 비친다. 걷는 내내 들리는 건 새소리와 내 발걸음뿐.
터널을 지나며 느낀 차가운 공기의 변화, 그리고 그 너머로 펼쳐진 밝은 길은 마치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간다’는 삶의 은유처럼 느껴졌다.
뜻밖의 만남들
산책 중, 길바닥에서 무언가 꿈틀대는 모습에 멈춰섰다. 초록색 애벌레 한 마리가 무심하게 길을 건너고 있었다. 주변의 빠르게 지나가는 자전거 소리와는 상반된 그 여유로운 움직임이 왠지 부럽게 느껴졌다. 우리는 가끔 너무 빠르게 살아가고 있진 않은가.
하늘 위를 올려다보니 철새 떼가 ‘V’자를 그리며 이동 중이다. 그들의 질서정연한 움직임 속에서도 자연의 지혜가 엿보인다. 마치 말없이 말하는 자연의 언어 같달까.
예술과 만나는 순간
다산길을 걷다 보면 중간중간 작은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마치 사람의 옆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로, 머리 위에 매달린 하트가 인상적이다. 그 뒤로는 잔잔한 팔당호수가 배경이 되어 마치 한 장의 그림을 보는 듯했다.
조금 더 걸어가니 알록달록한 하트 모양의 소망들이 매달려 있는 작은 정자도 만날 수 있었다. 벤치에 잠시 앉아 나도 한참을 바라보았다. 누구나 저마다의 소망을 담고, 이곳에 걸어두었겠지. 그 마음들이 조용히 흔들리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들꽃들과 눈맞춤
길가에는 이름 모를 들꽃들이 소소하게 피어 있었다. 특히 흰색 붓꽃과 데이지꽃은 산뜻한 분위기를 더해줬다. 꽃은 항상 제자리에서 피어 있지만,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인다.
이 조용한 아침 산책이 내게 가르쳐 준 것은 *‘가끔은 천천히, 그리고 곁을 바라보자’*는 것이었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어쩌면 아주 가까이에 있고, 그건 종종 자연 속에서 드러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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