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를 충전할 때, 눈에 보이지 않는 중요한 장치가 하나 있다. 바로 ‘OBC(On-Board Charger)’, 우리말로는 ‘차량 탑재 충전기’다. 이 장치는 교류(AC) 전기를 직류(DC)로 바꿔줘야 배터리가 제대로 충전될 수 있다. 전기차가 전기를 먹고 달릴 수 있게 해주는 ‘소리 없는 영웅’인 셈이다.
🔌 왜 꼭 필요한가?
우리가 가정이나 공공 충전소에서 쓰는 전기는 대부분 AC다. 그런데 전기차 배터리는 DC 전기만 받을 수 있다. 이 차이를 중간에서 조율해주는 게 바로 OBC의 역할이다. 고속 충전소에서는 DC 전기를 직접 주입하기 때문에 OBC를 거치지 않지만, 대부분의 일상적인 충전은 OBC가 꼭 필요하다. 충전 속도도, 효율도 이 장치에 달려 있다.
🏭 한국의 OBC, 어디까지 왔나?
한국에서도 다양한 기업들이 OBC 기술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 현대모비스는 최근 22kW급 초고속 OBC를 개발했다. 기존보다 충전 속도는 두 배 빠르고, 외부로 전력을 공급하는 ‘V2L(Vehicle to Load)’ 기능도 탑재했다.
- HL만도는 북미, 유럽, 중국 등에서 전기차용 OBC를 수출 중이다. 외부 환경이 달라도 안정적인 충전이 가능한 게 강점이다.
- LG마그나는 LG전자와 캐나다 마그나의 합작사다. 전기차 구동시스템 전반에 걸친 기술을 개발하며, OBC 분야도 강화하고 있다.
- 미래엠에스도 주목받고 있다. 다양한 차종에 쓸 수 있는 OBC를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 세계는 지금, OBC 전쟁 중
해외 기업들 역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 독일의 **보쉬(Bosch)**는 자동차용 통합 OBC 솔루션을 제공하며 세계 시장을 선도 중이다.
- 미국의 **보그워너(BorgWarner)**는 800V급 양방향 OBC를 개발해 북미 주요 자동차 회사들에 공급하고 있다.
- **인피니언(Infineon)**은 고효율 실리콘카바이드(SiC) 기반 전력 반도체로 OBC의 크기와 무게를 줄이면서도 성능을 끌어올렸다.
- 일본의 토요타 산업도 자사 EV용 OBC 기술을 꾸준히 강화 중이다.
🚗 완성차 업체들은 어떻게 쓰고 있을까?
완성차 업체들도 OBC를 중심으로 충전 전략을 세우고 있다.
- 현대차는 통합형 22kW급 OBC를 도입해 충전 시간을 단축하고, 캠핑 시 유용한 V2L 기능도 제공한다.
- 테슬라는 자사 충전 인프라에 맞춘 맞춤형 OBC를 자체 개발해, 충전 효율과 통신 최적화를 꾀하고 있다.
- 토요타는 하이브리드부터 전기차까지 다양한 모델에 맞춤형 OBC를 적용하고 있다.
🔮 기술은 어디로 가고 있나?
앞으로 OBC는 단순히 충전만 하는 부품이 아니다. 에너지 흐름의 중심축이 될 전망이다.
- 출력은 더 세지고 있다. 11kW에서 22kW, 나아가 44kW까지 고출력화가 진행 중이다.
- 양방향 충전 기술이 핵심이다. 전기를 차에 넣는 것뿐 아니라, 차량에서 외부로 내보내는 기술(V2G, V2L)이 점점 보편화되고 있다.
- SiC 반도체를 활용한 고효율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작고 가볍지만 강력한 충전 능력을 자랑한다.
- 통합 설계가 대세다. PFC(전력 계수 보정 회로)와 DC-DC 변환기를 하나로 묶어 크기를 줄이고 효율은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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