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자동차 산업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이번 위기의 이름은 바로 Nexperia 수출통제다.
단순한 무역 규제가 아니라, 자동차 산업의 심장인 반도체 공급망을 뒤흔드는 초대형 사건이다.
“자동차 반도체 대란은 끝났다”는 안도감이 사라진 지금, 전 세계 완성차 기업들이 다시 긴장하고 있다.

🔍 Nexperia란 누구인가 — 자동차 산업의 숨은 주인공
Nexperia는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반도체 기업으로, 2017년 NXP에서 분사해 설립됐다.
표준 로직 IC, 전원 관리 칩, MOSFET, 다이오드, 그리고 자동차용 전자제어 칩을 전문적으로 생산한다.
자동차 한 대에는 1,000개 이상의 반도체가 들어가는데, 그중 상당수가 바로 Nexperia의 제품이다.
이 회사는 겉으로는 ‘조용한 기업’처럼 보이지만,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의 전기적 동작을 책임지는 보이지 않는 인프라였다.
그런데 지금, 바로 이 회사가 Nexperia 수출통제라는 이름으로 세계 정치와 산업의 교차점에 서게 되었다.
⚠️ Nexperia 수출통제의 시작 — 정치가 기술을 멈추게 하다
이번 사태의 출발점은 2024년 12월이었다.
미국 정부가 중국의 반도체 산업을 견제하기 위해 Nexperia의 모회사인 Wingtech(闻泰科技) 를 수출통제 블랙리스트에 올리면서 모든 것이 시작됐다.
이 조치는 단순히 Wingtech에 국한되지 않았다.
2025년 9월, 미국의 압박이 유럽으로 확산되자 네덜란드 정부는 “국가 안보상의 이유”를 들어 Nexperia 경영권을 직접 인수했다.
이 조치가 공식적으로 발표된 순간, 전 세계 언론은 한목소리로 “Nexperia 수출통제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곧이어 중국 정부는 반격에 나섰다.
10월 4일, 중국 상무부는 Nexperia 동관(东莞) 패키징 공장의 수출을 제한하는 명령을 내렸다.
이곳은 Nexperia 전체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핵심 거점이었다.
결국, Nexperia 수출통제는 양국의 대립이 얽히면서 자동차 산업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는 ‘공급단절 사건’으로 발전했다.

🏭 Nexperia 수출통제 이후의 현실 — 공장 멈춤, 생산 중단, 불안한 시장
Nexperia 수출통제의 여파는 즉각적이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는 회원사들에게 “Nexperia 칩 재고는 단 몇 주만 유지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그 경고는 현실이 되었다.
폭스바겐(VW)은 독일 볼프스부르크 공장에서 골프(Golf) 생산라인을 중단했고, 티구안(Tiguan), 투란(Touran) 등도 잇따라 영향을 받았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Nexperia 수출통제 이후 공급 리스크 관리팀을 긴급 구성했다.
스텔란티스, 르노, 포드, 현대차 등 글로벌 제조사들도 “대체 공급처 확보”에 들어갔다.
하지만 자동차용 반도체는 간단히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니다.
모든 칩은 AEC-Q100 인증, 온도 내구성, EMI 시험 등을 거쳐야 하며, Nexperia 수출통제 이전에 이미 인증된 부품을 갑자기 바꿀 수도 없다.
그 결과, 수많은 공장이 생산량 축소 혹은 라인 중단을 겪게 되었다.
🧩 왜 Nexperia 수출통제가 이렇게 치명적인가
첫째, Nexperia의 제품은 성숙공정(28nm~180nm) 기반의 범용 반도체다.
이런 칩은 첨단 기술이 필요하지 않지만, 자동차 한 대에 수백 개 이상 들어가기 때문에 단 하나라도 공급이 막히면 전체 조립이 멈춘다.
둘째, Nexperia 수출통제는 다층적인 지정학 리스크를 드러냈다.
생산은 중국, 본사는 네덜란드, 주요 고객은 독일과 일본.
즉, 한 나라의 정치적 결정이 전 세계 공장을 멈출 수 있는 구조다.
셋째, 자동차 반도체는 신뢰성 인증이 필수다.
대체품이 있어도, 그 칩이 Nexperia의 제품을 완벽히 대체하려면 최소 6개월 이상의 품질검증이 필요하다.
이런 구조 때문에 Nexperia 수출통제는 단기 대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흔들리다
Nexperia 수출통제는 단순히 자동차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원관리 IC, 표준 로직, 트랜지스터, MOSFET 같은 범용 반도체의 공급망이 동시에 흔들리면서 전자제품, 가전, 산업기기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TSMC, UMC, SMIC 같은 파운드리 업체들도 기존 주문 조정을 시작했고,
유럽 내에서는 Nexperia 수출통제 이후 자국 내 생산 비중을 늘리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또한 중국 로컬 업체들인 Silan Micro, 3Peak, Chipanalog 등은 Nexperia 대체 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Nexperia 수출통제가 새로운 ‘국산화 경쟁’을 촉발시킨 셈이다.
💡 Nexperia 수출통제가 남긴 교훈
이번 사태는 “기술의 문제가 아닌 공급망의 문제”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자동차 산업은 수천 개의 부품으로 얽힌 복잡한 생태계이고, 그중 하나라도 끊기면 전체 시스템이 멈춘다.
Nexperia 수출통제는 ‘효율성 중심의 글로벌화’에서 ‘안정성 중심의 지역화’로 전환되는 분기점이 되었다.
유럽은 EU Chips Act를, 미국은 CHIPS and Science Act를 시행하며 반도체 자급률을 높이려 하고 있다.
한국, 일본, 대만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결국 Nexperia 수출통제는 “글로벌화의 종말”을 상징하는 사건이 되었다.
🚘 Nexperia 수출통제 이후의 미래
전문가들은 Nexperia 수출통제가 단기적으로 자동차 생산량을 감소시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산업 구조를 새롭게 재편할 것이라고 본다.
1️⃣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은 기술력보다 공급 안정성이 중심이 될 것이다.
2️⃣ 글로벌 OEM들은 Nexperia 수출통제 이후 다중 공급 체계를 구축하려 할 것이다.
3️⃣ 한국과 중국의 중견 팹리스, 예를 들어 IK Semicon, Novosense, Chipsea 등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부품 단가 상승, 인증비용 증가,
완성차 가격 인상 등 부작용이 뒤따를 것이다.
✍️ 결론 — Nexperia 수출통제가 바꾼 세상
이제 자동차 산업의 위기는 ‘기술력 부족’이 아니라, ‘정치 리스크’와 ‘공급망 리스크’로부터 온다.
Nexperia 수출통제는 작은 칩 하나가 세계 경제를 흔들 수 있음을 증명했다.
자동차 반도체 시장은 더 이상 조용하지 않다.
Nexperia 수출통제라는 사건은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산업 구조가 다시 쓰이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다.
[반도체이야기] Nexperia 수출통제 사태로 본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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