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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맘대로 중국이야기

[중국이야기] 관람고허(观澜古墟)에서 시간을 걷다 – 심천의 오래된 골목에서 마주한 나의 여행

by Rainbow Semicon 2025.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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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심천 관람고허 벽화

 

국경절과 중추절이 겹친 황금 연휴, 중국 심천의 번화가를 피해 조금은 조용한 곳을 찾고 싶었다. 그렇게 나의 발걸음은 1900년대 근대 중국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 바로 '관람고허(观澜古墟)'로 향했다.

 

중국심천 관람고허 길거리
중국심천 여행 옛거리
중국심천 옛거리를 구경하는 젊은 친구들

관람고허(观澜古墟)는 심천의 롱화구에 위치한 오래된 마을이다. 수백 년의 시간이 켜켜이 쌓인 골목과 벽돌 건물,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이곳은 과거와 현재가 맞닿아 있는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이 공간은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레트로 감성 여행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들었지만, 이른 아침의 관람고허는 조용했고, 그래서 더 좋았다.

중국 심천 관람고허의 대표 건물

첫 인상은 높게 솟은 4층 건물이었는데, 유럽식 발코니와 중국 전통 양식이 섞인 듯한 독특한 구조였다. 마치 누군가의 오랜 기억이 층층이 쌓인 듯, 낡았지만 아름다웠다. 햇살이 붉은 벽돌 위로 부서지고, 그 그림자가 대리석 기둥을 따라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관람고허(观澜古墟)의 시간은 그 건물 위에 그대로 머물고 있었다.

 

중국심천 관람고허의 청동상

좁은 골목을 따라 걷다 보니, 세월을 품은 조각상도 만났다. 옛날 장사꾼의 모습을 형상화한 청동상은 마치 그 시절의 분주한 거래와 삶을 말없이 전해주는 듯했다. 관람고허(观澜古墟)에서는 이처럼 과거 사람들의 삶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중국심천의 관람고허 붉은리본

벽면 가득 매달린 붉은 리본들은 소원을 적은 것인지, 바람에 살랑이며 나풀거렸다. 그 아래로는 누군가의 소망이, 간절함이, 혹은 잊힌 사랑이 적혀 있을지도 모르겠다. 노란 글씨로 새겨진 문구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백 년을 넘어, 당신은 여전히 이곳에 있습니다." 참 묘하게도, 낯선 도시의 이 작은 마을에서 나의 마음도 그렇게 머물고 있었다.

 

한쪽 벽에는 전통 복장을 한 여인의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벚꽃 같은 붉은 꽃들로 장식된 머리 장식이 인상적이었다. 그녀의 눈빛은 고요하고 단아했다. 그 시절을 살아간 누군가의 얼굴일까? 아니면 이 마을 자체를 상징하는 여신 같은 존재일까? 그녀를 바라보며 나 역시 그 시간 속으로 조용히 걸어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중국심천 관람고허 거리 풍경
중국심천 관람고허 옛영화관

관람고허(观澜古墟)의 골목은 넓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하지만 그 돌길 하나하나, 간판 하나에도 이야기가 스며 있다. 작은 찻집, 소담한 간판, 고요한 가게의 창문 너머로 보이는 오래된 가구들. 그런 것들이 이곳을 특별하게 만든다. 관람고허(观澜古墟)는 단순한 '옛 마을'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기억이 되어가는 공간이었다.

 

 옛영화관이 있는데, 천녀유혼과 쿵푸허슬을 걸어 놓았는데, 정말 상영을 할까?  상영한다면 한번 들어가보고 싶네.

중국심천의 관람고허 메인 건물
중국심천의 관람고허 거리

사실,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새로운 것을 보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하지만 관람고허(观澜古墟) 같은 곳을 걷다 보면, 마치 '잊고 있었던 나의 조각'을 찾는 기분이 든다. 빠르게 변화하는 심천의 속도 속에서도 이런 고요한 공간이 존재한다는 것이 어쩐지 위로처럼 다가왔다.

관람고허(观澜古墟)는 꼭 붐비는 관광지가 아니어도 좋다. 조용한 아침, 햇살이 비치는 돌길 위를 천천히 걷다 보면, 마치 과거의 어느 시점에서 현재의 내가 인사를 건네는 듯한 순간이 찾아온다. 그런 순간이 진짜 여행이 아닐까.

다음에 또 다시 심천을 찾게 된다면, 나는 아마 이곳 관람고허(观澜古墟)를 다시 찾게 될 것이다. 이유는 없다. 그냥, 이곳의 공기와 색, 그리고 시간이 내게 말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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